티스토리 뷰

사실 이 텐키패드는 이전 글에 있는 구흑 커스텀보다 먼저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취지는 키보드에 대한 이해와 납땜 연습 등.



컨트롤러 추출 & 매트릭스 따기


그를 위해선 먼저 집에 있는 멀쩡한 멤브레인 키보드를 희생해야만 했...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멤브에서 꺼내온 컨트롤러


그리고 볼펜으로 회로를 따라 그려주면서


키 매트릭스를 짰습니다 ㅡㅡ;;

원래는 컨트롤러를 PC에 연결한 채로 하나하나 따야 하는 것 같던데...

귀찮아서 그냥 저렇게 ㄷㄷ

무튼 숫자패드? 넘패드? 텐키패드? 부분만 할 것이기 때문에 매트릭스 따기가 간단했지...

풀 와이어링을 하라고 했다면 단박에 포기했을듯.


위의 표를 참고하여 와이어링 계획을 대강 그려주었습니다.

아주 간단하군요!!!






스위치 디솔더링 & 기판 자르기


위 과정을 마치고 나니 준비물들이 도착했습니다. (이전 글 참고)


먼저 쭝궈의 WYSE에서 스위치들을 디솔해주고


텐키 부분의 기판만 잘ㄹ.......................


망한 것 같지만 성공입니다.

톱질이 더럽게 힘들어서 반쯤 잘렸을 때 힘으로 부셨더니 저렇게 되었습니다.

내가 뭐 하는 짓인가 지금... 싶은 생각이 1초에 한 번 씩 들었지만 여튼 잘리긴 잘렸네요 ㅡㅡ

이 기판은 스위치를 고정하는 역할밖에 하지 않기 때문에 동박이 날아가든 반쯤 잘려있든 상관이 없습니다.

꼴은 아주 우습게 되었지만... ㅠ_ㅠ




하우징 제작


이 기판의 사이즈를 토대로 하우징 도면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캐드를 전혀 할 줄 모르지만...

다행히도 일러스트레이터는 할 줄 알았고, EPS 파일로도 의뢰가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일단 그렸습니다.



베젤이 슬림한 디자인을 좋아하지만...

저 기판이 들어갈 공간을 만들려다보니 방법이 없었네요.

기판을 더 이상 자를 자신이 없었습니다 ㅡㅡ;;


무튼 요렇게 만든 도면으로 아크릴 가공 업체에 의뢰!


그렇게 해서 이틀만에 도착한 하우징.

전부 투명압출이고, 하판만 백색 반투명 아스텔입니다.




스위치 테스트 & 체결


이제 모든 재료가 모였으니 본격 제작에 들어갈 떄입니다.

그 전에, 워낙 구형 키보드에서 떼어낸 스위치이기도 하고

초보라, 디솔하는 과정에서 스위치가 고장나진 않았을까 싶어서 테스트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테스트기가 없었던 관계로...


아까의 그 컨트롤러를 간이 테스터기로 활용


위의 매트릭스 표를 보시면 C13과 R0이 만나는 곳에 9가 있는데, 두 회로가 만나면 9가 입력된다는 뜻입니다.

이 점을 이용해 스위치가 작동하는지를 판별하려 했습니다.


와이어 양 끝을 스위치 다리에 갖다댄 채로 스위치를 누르고 있으면


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가 찍힙니다. 요러면 정상인 겁니다.


이 짓을 약 20번 하다보니...

그냥 다 땜한 후에 테스트하면서 안 먹는 키를 체크해내는 게 더 빠르겠다 싶었네요 ㅡㅡ

결론은 뻘삽질...


암튼 스위치가 모두 정상이란 걸 확인했으니 기판에 꽂아줍니다.


기판의 회로를 커터칼로 그어 끊끊끊고 스위치를 땜


땜.......................하다보니 문제가 생겼습니다.

키 배열이 다르네요.

원래는 키가 중앙에 하나만 들어가야 하는 자리인데, 두 개가 있습니다.

ㅎㅎ

별 수가 없어 아크릴칼로 기판 폭풍 절단..............


이 과정에서 옆에 있던 알코올을 엎어서 짜증 폭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널어놓은 스위치에도 알코올이 다 들어가서 결국 다 분해하고 말렸... 아 짜증


암튼 이제 잘라 놓은 기판을 다시 붙일 차례입니다.


임의로 키캡을 씌워놓고 기판의 자리를 봅니다... 흑흑


이제야 제자리를 찾은 슷치 구멍........

별 다른 접착제가 없어 나사고정제를 발라놓았는데, 접착력이 영...

키캡 뽑다가 부러질 것 같이 생겼습니다.


휴... 모든 게 끝나고, 깊은 빡침과 함께 겨우 슷치를 다 박았습니다.

스위치 17개 땜하는 게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네요.





와이어링


슷치도 다 박았으니 이제 드디어 대망의 와이어링입니다.


앞서 만들어둔 요 그림을 토대로 와이어를 땜해줄 겁니다.


피복을 인두로 지지면 쉽게 될 줄 알았는데 겁나게 안 녹습니다.

칼과 니퍼와 인두를 총동원해 삽질을 합니다.


겁나 더럽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러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피복을 태운 잿가루까지 합세하니 아주 개판이 되었습니다. 닉값...ㅠㅠ

무튼 방법이 없으니 일단 계속 땜을 해줍니다.

계속 땜ㅇ...


..................


C11의 동박이.................................................................

아앙대.........................


ㅠㅠ..........................................

이렇게 첫 도전이 실패했습니다.


실패 원인을 정리하자면...

- 사용한 와이어가 와이어링에 부적절... 단선에다 피복 녹이기가 쉬운 테프론 래핑 와이어를 썼어야 한다.

- 컨트롤러에 인두를 너무 오래 대고 있었다. 와이어가 잘 붙지 않아서 계속 대고 있었더니 저런 사태가...


인두를 계속 대면서 와이어를 붙이려고 했으니...  ㅠㅠ

키랩에 울면서 질문하니 기판을 칼로 긁어서 다시 땜을 하면 된다고는 하셨지만...

아마 떨어진 동박 말고도, 다른 동박들도 상태가 좋지 않았을 거라 봅니다. ㅡㅡ;;;

결국 쓰레기통으로 ㅠㅠ...

매트릭스 딴 것도 다 소용이 없게 되었네요.


이렇게 실패로 끝난 제작기.


뇌가 없이 몸뚱이만 남은 텐키패드.jpg

조만간 멤브 하나 더 쪼개서 만들고 말겁니다 ㅠ_ㅠ 아놩...